중국 소수민족 묘족 최대 거주지

나의 여행기
후니후니 님 후기
2025.07.20

귀주성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장소는 서강천호묘채였다. 서강천호묘채에 닿자, 산허리를 따라 층층이 올라붙은 목조 가옥의 결이 먼저 다가왔다. 멀찍이서 보면 계단식 논처럼 켜켜이 포개진 집들이 하나의 거대한 무늬를 만들고, 가까이 들어서면 세대와 세대를 잇는 생활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인다. 이 마을은 귀주성 검동남주 뇌산현에 자리한, 묘족 거주지가 대규모로 모인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마을의 범위가 산줄기를 타고 길게 이어져 있어 ‘큰 마을을 걷는다’는 감각이 분명하다.

마을을 느리게 가르는 귀주시의 백수하(白水河)는 규모가 큰 강은 아니지만, 풍경을 부드럽게 양분하고 다시 이어준다. 무엇보다 이 물길 위로 지붕 달린 목조다리 ‘풍우교(風雨橋)’가 몇 곳 놓여 있어, 사람과 사람, 동선과 동선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실제로 현지 보도 사진에도 “백수하가 마을을 둘로 나누고, 그 위에 풍우교가 건너 놓였다”는 설명이 함께 붙어 있어, 눈앞의 구성이 단지 미화가 아니라 마을의 기본 골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변을 따라 걸으며 다리 위에 잠깐 앉아 쉬어 가면, 물소리와 나무 냄새, 사람들의 발걸음이 하나로 묶인다.

골목을 파고들수록 묘족의 고상가옥 ‘디아오자오러우(吊脚楼)’가 촘촘히 이어진다. 비탈을 피해 기둥 위로 집을 올리고, 아래를 비워 통풍과 배수를 돕는 방식—자연과 지형에 맞춘 삶의 설계가 선명하다. 상업화된 상점가를 잠시 지나 옆길로 꺾으면, 빨래가 바람을 맞고, 마당에서 아이들이 장난을 치며, 기둥 그늘에 누군가 기대 쉬는 장면이 그대로 남아 있다. 관광객의 동선과 주민의 일상이 동시에 흐르는, ‘살아 있는 마을’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C

해가 기울 무렵 전망대로 올라가면, 이 마을이 왜 ‘밤 풍경’으로도 유명한지 자연히 알게 된다. 집집마다 켜지는 작은 불빛이 산비탈을 따라 잔잔히 번지고, 그 빛이 백수하에 고요히 반사되며 한 장의 긴 스크롤처럼 이어진다. 여행 상품과 기사에서도 야간 조망을 별도로 안내할 만큼, 이 시간대의 감상 가치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 풍경은 요란하지 않고, 대신 오래 남는다.

돌아보면, 서강천호묘채의 핵심은 화려한 쇼가 아니라 지형·건축·생활이 맞물린 전체성에 있었다. 산을 따라 선회하는 동선, 강을 건너는 풍우교, 기둥 위에 얹힌 집과 그 안의 일상—이 각각이 따로 빛나기보다, 서로를 보조하며 하나의 화면을 이룬다. 그래서일까. 여행을 마치고도 내 머릿속에는 ‘큰 소리 없는 풍경’이 길게 남아, 책갈피에 끼워둔 필름처럼 계속 떠오른다.

위 내용은 고객님께서 직접 다녀오신 여행에 대해 작성하신 후기입니다.